손흥민이 걷는 길, 호날두와 닮았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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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파더보른전 시즌 15, 16호골… ‘차붐’ 기록 3골차 추격
두 선수 18세에 국내 떠나 빅리그로… 데뷔 5시즌만에 특급 공격수로 성장
팀 위한 협력 플레이는 손이 앞서

한국 축구의 대들보 손흥민(23·레버쿠젠)은 ‘손날두’로 불린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레알 마드리드)의 득점 감각과 닮아서 붙은 별명이다. 어린 시절 손흥민의 꿈은 호날두 같은 월드스타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호날두가 초반에 걸었던 길과 손흥민의 지금의 행보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손흥민은 9일 독일 분데스리가 파더보른과의 경기에서 2골을 몰아치며 정규리그 두 자릿수 득점(10골)을 달성하며 리그 득점 순위 공동 7위에 올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플레이오프 포함) 5골,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컵 1골을 포함해 이번 시즌 16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시즌 최다 득점 행진도 이어갔다.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이 레버쿠젠 시절인 1985∼86시즌 기록한 한 시즌 최다골(19골)에는 3골 차로 다가섰다.

2003∼2004시즌 18세의 나이에 포르투갈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맨유로 이적한 호날두는 첫 번째, 두 번째 시즌 각각 6골 4도움, 9골 4도움(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칼링컵, FA컵 포함)을 올리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3, 4번째 시즌 각각 12골 7도움과 23골 20도움을 올리며 한 단계 성장한 호날두는 5번째 시즌인 2007∼2008시즌 괴력을 뽐냈다. 42골 8도움으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31골)에 오르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호날두의 활약으로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머쥐었고, 호날두는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호날두처럼 18세에 유럽 빅리그인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 데뷔한 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 첫 시즌 3골, 두 번째 시즌 5골을 기록하며 거친 독일 축구에 안착했다. 3번째 시즌 12골 2도움으로 팀의 주포로 올라선 손흥민은 2013년 레버쿠젠으로 이적해서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5번째 시즌인 올 시즌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이 호날두와 다른 점도 있다. 손흥민의 이번 시즌 성적은 팀을 위한 희생을 통한 성과여서 더욱 의미가 크다. 손흥민은 2015 호주 아시안컵 축구대회가 끝난 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안컵 이전 분데스리가 16경기에서 5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아시안컵 이후 5경기에서 5골을 잡아냈다. 자신의 골 욕심을 채우기보다는 팀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더 좋은 기회를 만든 결과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호날두는 혼자서 상대를 파괴하는 폭발력으로 맨유 시절을 보냈다. 그런 개인적인 성과를 손흥민과 비교하는 건 무리다. 그 대신 손흥민은 동료와의 협력 플레이 등을 읽는 ‘눈’이 차츰 좋아지면서 득점력까지 끌어올렸다는 게 주목할 만한 점”이라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손흥민#호날두#손날두#레버쿠젠#분데스리가#차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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