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제로’ 홍보고교, 1년간 피해 학생만 32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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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기적’으로 선전한 창동高… 실태 살펴보니 폭행-감금도 드러나

서울시교육청이 대대적으로 홍보한 ‘학교폭력 제로 학교’에 30명이 넘는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창동고를 ‘학교폭력 제로(zero) 도전 성공학교’로 홍보하며 “해당 학교에서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다”고 밝혔다. 당시 시교육청은 “창동고는 3월 교내에서 폭력을 없애자는 선포식을 열고 전교생이 이를 지키는 운동을 펼쳤다”며 “캠페인을 실시한 결과 3월 이후 단 한 건의 학교폭력과 흡연 사례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학교폭력 피해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창동고에서는 설문에 응답한 학생 2180명 중 32명이 “학교폭력을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유형별로는 심한 욕설이나 놀림 또는 협박이 16건으로 가장 많았다. 폭행이나 감금 등 폭력의 정도가 심각한 피해를 당했다는 사례도 5건이 있었다. 피해 장소는 교실(6건), 복도(6건), 화장실(2건) 등 교내가 많았으며 피해 시간도 쉬는 시간(13건), 점심시간(3건) 등 등교한 후가 대부분이었다.

학교는 학생들 사이에 폭력이 있었을 가능성을 뒤늦게 인정했다. 창동고 관계자는 “학교에서 먼저 자체적으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는 피해를 입었다고 답변한 학생이 없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자료는 창동고가 먼저 만들어 홍보를 진행했고, 그 자료를 교육청이 그대로 받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학교폭력#창동고#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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