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에 훌리건 등장? 응원석에 머리 잘린 까치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8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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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훌리건(경기장 난동꾼)이 등장한 걸까.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전북과 성남의 공식 개막전이 열린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섬뜩한 일이 발생했다. 성남 응원단이 자리 잡았던 남측 1층과 2층 계단 입구에서 잘린 까치 머리가 발견된 것. 다른 부분 없이 머리만 놓여 있었다는 점에서 누군가 의도를 갖고 한 행동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도 “과도한 응원 열정이 잘못된 방식으로 표출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까치는 성남 구단의 상징이다. 성남 팬들은 구단 홈페이지 등을 통해 “머리만 잘라 놓았다는 것은 성남을 ‘참수’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말 못하는 짐승이라고 이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구단 차원에서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에도 일부 몰지각한 팬들이 종종 상대 서포터스(응원단)에 돌을 던지거나 버스를 막았다. 2013년에는 팬들의 이런 행태 때문에 구단들이 ‘팬 관리 소홀’로 제재금 500만 원과 홈 2경기 서포터스석 폐쇄 징계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동물의 사체까지 나오지는 않았다.

개막전에서 승리하고도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린 전북의 김동탁 부단장은 “상식적으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 경기장을 관리하는 전주시 시설관리공단과 협조에 CCTV부터 확인하겠다. 만약 전북 팬이 한 행동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징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맹 관계자는 “전례 없는 일이라 현재로서는 처벌 조항이 없지만 범인을 잡으면 재발 방지 차원에서라도 전북과 상의해 징계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승건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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