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6월로 앞당겨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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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5.5%… 완전고용 수준 접근, 글로벌 금융위기서 정상화 신호
한국, 당분간 금리인하 어려워져… 9일 주가 급락-환율 급등 ‘출렁’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빨리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원화가치는 하락)하고 주가는 떨어졌다. 미국이 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올리기 시작하면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한국은 당분간 금리 인하가 어려워질 수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4원 오른 1112.1원에 마감됐다. 또 코스피는 20.12포인트(1.00%) 내린 1,992.82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이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금리를 올리면 상대적으로 신흥국 화폐인 원화의 매력은 그만큼 떨어진다. 또 외국인 자금이 한국 등 신흥시장에서 미국으로 다시 환류되는 과정에서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 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달러화 강세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개장 직후부터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의 2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29만5000명이 늘어나면서 예상치(23만 명)를 웃돌았다. 실업률도 전달(5.7%)보다 0.2%포인트 내린 5.5%로 집계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실업률 5.2∼5.5%를 완전고용 수준으로 본다. 그만큼 미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회복돼 정상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이르면 6월 중에 미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금리 결정의 당사자인 연준 내부의 의견도 조속한 인상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노동시장이 완전 고용에 가까워지고 인플레이션율도 반등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현 시점에서 볼 때 6월이 기준금리를 처음 인상하기에 가장 알맞은 시점”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앞서 로이터의 설문에서도 금융기관 16곳 중 9곳이 6월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미국 연준의 이 같은 분위기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있는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불과 석 달 내에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은이 먼저 금리를 내리면 내외(內外) 금리차가 줄어 자본 유출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물론 한은이 지금은 일단 내려놓고 6월에 다시 금리를 올릴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오름폭이 너무 가팔라져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 11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단숨에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의 예를 보면 미국은 처음 금리를 올릴 때는 매우 신중하지만 한 번 올리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올리는 경향이 있다”며 “여기에 우리도 어떤 식으로든 대응해야 하는 만큼 금리가 높아졌을 때에 대비해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확고한 대책을 마련해 놔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금리인상#미국#디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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